K 현대 미술관에서 4월 30일까지 개최.
누군가는 말한다. 재능이란 타고나는 것이라고. 그런데 이 세상에는 비범하지 않아도, 천재라 불리지 않더라도 기존에 없던 개념을 창시하거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들도 많다. 호기심은 늘 인간을 움직이게 했고, 다양한 분야의 경험은 더 많은 일을 가능하게 했다.
예술가 집안에서 자란 알렉산더 칼더는 공대를 졸업한 후 다시 대학에 들어가 미술 공부를 시작한다. 7년 뒤, 미국을 떠나 도착한 파리에서 그는 당시 프랑스 미술계에서 선호하지 않던 재료인 철사로 조각을 만들었다. 동시대의 유명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던 파리에서의 시간은 그의 인생을 바꿨다. 몬드리안의 작품은 칼더가 추상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데 영향을 끼쳤으며, 마르생 뒤샹은 그의 움직이는 조각에 ‘모빌’이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회화에서 조각으로, 3차원 조각에서 4차원적인 모빌로 작품 세계를 넓힌 그는 20세기 현대미술, 조각사에서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이자 모빌의 창시자로 불린다.
지금 K 현대 미술관에서 준비한 <칼더 온 페이퍼>전에는 칼더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원작 150점이 기다린다. 칼더의 예술 세계를 구현하기 위하여 2D와 3D가 융합된 구조물을 만들었고, 관람객은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한 설치물을 만지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 전시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칼더의 작업실에서는 작가의 작업 과정과 삶에 공감하게 된다. 이 밖에도 몬드리안의 작업실, 뒤샹의 초현실주의 전시 공간까지 칼더에게 영감을 준 장면을 재현했다. “예술은 즐거워야 한다”는 그의 모토에 따라, 우리의 시선을 넓히고 감각을 확장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4월 3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