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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 번 뿐일 여행] 말랜 브란도 섬에서 보낸 꿈같은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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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 번 뿐일 여행] 말랜 브란도 섬에서 보낸 꿈같은 휴가
  • 여하연 기자
  • 승인 2020.01.07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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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낙원으로 불리는 프렌치폴리네시아. 그 중에서도 '테티아로아' 라는 낯선 이름의 섬에 갔다. 배우 말랜 브란도가 소유한 섬에서 한국인 기자 최초로 초청을 받았다. 1박에 한화로 오백만원이 넘는 리조트 브란도에서 이틀 밤을 묵었다.
테티아로아는 비현실적인 풍경 여하연
테티아로아의 비현실적인 풍경 ⓒ여하연

이 세상에는 어디에 존재하는지 위치조차 잘 가늠되지 않는 곳이 있다. 망망대해 남태평양 한가운데 덜렁 놓인 섬, 흔히 타히티를 국가명으로 알고 있지만 타히티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프렌치폴리네시아의 118개 섬 중 가장 큰 섬 이름이다. 크고 작은 두 섬이 지협으로 연결되어 표주박 모양을 한 섬에는 수도인 파페에테가 있어 프렌치폴리네시아의 수많은 섬으로 향하는 관문이 되어준다.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타히티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멀게 느껴진 타히티가 일본에서 11시간 남짓 걸린다는 사실. 위치조차 가늠할 수 없었던 것에 비한다면, 못 갈 거리는 아니다.

프렌치폴리네시아는 에메랄드빛 바다, 하얀 백사장과 수정 같은 라군뿐 아니라 높은 산과 열대우림, 양치식물로 뒤덮인 깊은 계곡, 시원한 폭포 등 다채로운 자연 풍광을 품고 있다.

프렌치폴리네시아라는 이름도 낯설기만 한데 이번에 갈 곳은 ‘테티아로아Tetiaroa’라는 작은 섬이다. 타히티에서 북쪽으로 약 48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테티아로아는 총 13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타히티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전용 비행기 에어테티아로아를 이용해야 한다.

테티아로아는 환초 섬이다. 환초는 화산섬이 바닷속으로 침강하면서 섬 가장자리에 자라던 산호만 덩그러니 남은 것인데 산호초 안쪽으로 수심이 낮고 물결이 잔잔해 거대한 라군을 만든다.

“테티아로아는 배우 말런 브랜도가 소유한 섬이에요. 여러분은 테티아로아에 가는 최초의 한국 미디어입니다.” 타히티관광청 한국 사무소장의 이야기에 기대감은 한껏 커졌다.

“보통 비행기에서 라군을 제대로 보려면 비행기 왼쪽에 앉는 게 좋습니다”라는 그녀의 말에 왼쪽에 앉았건만 아뿔사! 그날따라 항로를 변경했다. 아쉬워할 필요는 없었다. 지상에 발을 딛는 순간, 사방으로 둘러싸인 비현실적인 풍경에 “이거 실화냐!” 감탄이 쏟아졌다.

말런 브랜도는 1960년 <바운티호의 반란>이란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섬에 들렀다가 테티아로아의 아름다운 자연에 반해 이후 섬을 매입하고 영화에 출연했던 타히티 여인과 함께 섬에 정착한다.1970년, 그는 이 섬에 작은 마을을 만들었고, 친환경 리조트를 지어 2004년까지 운영했다. 말런 사후에 섬은 개발되었고, 2014년 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열정을 반영한 친환경 리조트 ‘더 브랜도The Brando’가 들어섰다.

 

테티아로아에서 즐겨야할 4가지 

말랜 브란도가 소유한 리조트 '더 브랜도' ⓒ여하연
말랜 브란도가 소유한 리조트 '더 브랜도' ⓒ여하연

1 리조트 시설 즐기기 

테티아로아에 간다는 것은 이 섬에 있는 유일한 리조트인 더 브랜도를 찾는다는 의미다. ‘2016년 ‘트래블+레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리조트 1위에 꼽힌 더 브랜도는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자서전을 집필하기 위해 오래 머물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테티아로아에는 투숙객과 직원 외에는 아무도 들어올 수가 없어 셀러브리티들이 프라이빗한 휴양을 즐기기 위해 주로 찾는다.

섬에 도착하니 머리에 꽃을 꽂은 여인과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타히티인들의 흥겨운 환대가 이어진다. “이아 오라나!la orana!(안녕하세요)” 타히티 말로 인사를 건네는 직원들은 대부분 타히티 원주민이다. “더 브랜도에서는 폴리네시안을 고용합니다. 고객이 처음 만나는 사람도 마지막 만나는 사람도 폴리네시안이기를 원하는 건 고객을 내 고향, 내 집에 놀러온 사람처럼 맞이했으면 해서입니다.”
제너럴 매니저 실비오 바이언이 말했다. 섬의 유일한 리조트 더 브랜도는 객실 수가 35개로 모두 풀 빌라 형태다. 객실 수가 적은 건 이 섬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이유에서다. 객실은 쾌적하면서도 자연 친화적이다. 침실과 거실, 비즈니스 룸으로 구분되어 있고, 넓은 욕실에는 노천욕을 할 수 있는 욕조가 딸려 있다. 오바마가 묵었다는 투 베드룸 빌라로 향했다. 각각의 빌라로 향하는 입구가 달라 두 가족이 함께 머물기에 좋다.

거실 창밖으로 보이는 투명한 바다와 아담한 수영장, 열대식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리조트가 환경 친화적인 것은 객실 안에서도 알아챌 수 있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창문이 조금이라도 열려 있으면 에어컨이 꺼진다. 샴푸, 보디 클렌저 등은 일회용품 대신 디스펜서에 담겨 있다. 프렌치폴리네시아에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가 드문데 더 브랜도는 올인클루시브로 이용할 수 있다.

리조트 스파에서 바라본 풍경. 한 폭의 그림 같다. ​ⓒ여하연
리조트 스파에서 바라본 풍경. 한 폭의 그림 같다. ​ⓒ여하연

2 액티비티 프로그램 체험 

이 거대한 리조트에서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을 곳이지만 적극적으로 섬을 즐기고 싶다면 리조트의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폴리네시안이 태평양을 건널 때 탔던 카누 아웃리거, 패들보드 같은 무동력 액티비티는 공짜다. 폴리네시안이 몸에 두르는 화려한 문양의 파레오 만들기, 바나나잎 가방 만들기, 댄싱 강습 등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올인클루시브 이용객이라면 스파도 무료(1회 50분)로 이용할 수 있다. 미키미키 나무로 지은 새집 모양 스파에 들어서면, 둥지를 찾은 새처럼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타우루미 타히티안 전통 마사지 요법을 적용한 스파가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되찾아준다. 스파 앞 연꽃이 떨어진 호수와 호숫가 주변의 우거진 갈대, 울창한 야자수만 바라봐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배를 타고 라군과 새 섬을 둘러보느 투어 여하연
배를 타고 라군과 새 섬을 둘러보는 투어 ⓒ여하연

3 얼티미트 테티아로아 라군 투어 

테티아로아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얼티미트 테티아로아 라군 투어’다. 배를 타고 투명한 라군과 ‘새 섬’을 지나 원시적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섬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보트가 청록빛 바다를 경쾌하게 가로지른다. 바다로 나온 지 10분 정도 지나자 “와!” 하는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어릴 적 자주 먹던 아이스바, ‘캔디바’의 색깔이다. 에메랄드, 토콰즈 블루, 짙은 파란색까지 다양한 바다색이 층을 이루며 펼져진다.

거짓말 같은 바다를 망연자실해서 바라보고 있을 무렵 또 하나의 드라마틱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비현실적인 바다 위를 유유히 나는 새들. “테티아로아는 타히티에서 가장 큰 조류 서식지 중 하나예요. 흰색 제비갈매기, 갈색 부비새, 군함새, 붉은 꼬리 열대 조류 및 윈드워드제도에서 유일하게 서식하는 멋진 볏을 가진 새들 모두 테티아로아에서 함께 살아가죠. 일명 ‘새 섬’인 타후나이티에는 새들의 천적이 없어요. 새들이 둥지를 만들기 편한 나무가 많아, 멸종 위기에 처한 다양한 새가 많이 서식하고 있죠.” 새 섬은 환경보호를 위해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기에 배 위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레이오노섬에서는 생태 투어가 가능하다. 이름 모를 식물들이 우거진 원시림 같은 섬으로 걸어 들어간다.

“뽀송뽀송하고 하얀 솜털이 남아 있는 저 새는 발이 빨개서 붉은발부비라고 해요. 저 새 이름은 턴인데, 둥지를 만들지 않고 나무 구멍에서 살죠. 턴은 한 번 짝을 맺으면 평생 파트너를 바꾸지 않는 지조 있는 새예요.” 해설사의 설명에 귀가 쫑긋해진다. 붉은발부비가 우아한 날갯짓으로 구름 한 점 없는 창공을 날아오른다. “코코넛 나무와 캐비지 트리가 많으니, 섬에 갇혀도 굶어죽진 않을 거예요.” 해설사의 말에 모두 웃는다. 식생도 다양하지만 스트로베리 크래브, 코코넛 크래브, 인디언 크래브 등 다양한 생물이 살아간다. 코코넛 크래브를 찾는 것은 쉽다. 코코넛 크래브는 둥지 밖에 나뭇가지를 쌓아놓기 때문이다. 새들의 울음소리를 뒤로하고 다시 배에 올랐다.

오로아테라 여하연
오로아테라 ⓒ여하연

4 여왕의 목욕탕에서 수영 

테티아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오로아테라로 향한다. “테티아로아는 과거 폴리네시안 왕족의 휴양지로 명성 높았어요. 그중에서 오로아테라는 여왕이 좋아했던 장소가 있어요. 야자수가 우거진 섬 앞에 수영하기 좋은 깊이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있어 ‘여왕의 목욕탕’이라는 별명이 붙은 곳이죠.” 별명에 어울리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잔잔한 라군 한가운데 사진 찍으라고 누가 일부러 갖다 놓은 거 같은 나무가 있어 촬영 포인트로 인기가 높다. 낮은 바다에서 첨벙첨벙 헤엄을 치다 피부에 좋다는 머드로 팩을 하고 나니, 오로아테라 여왕이라도 된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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