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투표 비안∙소보 공동후보지 앞섰으나, 유치신청절차 남아 있어
-국방부, “유치신청서 절차 통해 규정에 따라 신중히 검토할 예정. 확정된 것 없어.”
대구통합공항 이전이 순탄치 않다. 현재 비안∙소보 공동후보지가 최종 결정된 것처럼 알려졌지만,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아직 확정된 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민투표 결과는 공동후보지가 앞섰지만, 군위군이 22일 새벽 단독유치신청서를 제출하며 상황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지난 21일 새벽 실시된 주민투표 결과 의성 비안과 군위 소보의 공동후보지는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보다 찬성투표율에서 앞선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전 지역 선정 결정에는 절차가 남아 있다. 남아 있는 절차는 해당 지자체의 유치신청서 제출 및 해당 신청을 바탕으로 국방부 심의위원회가 최종 지역을 검토하여 확정하는 단계이다. 모든 단계를 종합하여 최종적으로 내리는 의사결정이 완료되지 않은 셈이다.
현재 군위는 기습 단독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군위 김영만 군수는 “투표 결과는 하나의 절차일 뿐, 군민의 뜻에 따를 것”이라며, 단독 유치의 뜻을 굽히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군위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찍부터 소보는 소음 등을 우려하는 반대가 높았고, 우보는 높은 찬성 여론을 보여왔다.
그러나 투표결과에서 앞선 비안∙소보 공동후보지도 곧 유치신청을 할 것이므로 국방부 이전심의위원회의 결정이 가장 중요한 상태이다. 일부에서는 군위의 입장이 강경한 만큼 유치신청 자체가 불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의성군 자체적으로도 우선 유치신청서는 제출이 가능하다고 국방부 담당자는 전했다.
공항 이용률이 가장 높을 대구시민 여론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동후보지의 경우 우보에 비해 대구 시내에서 거리가 멀어 불편하다는 점과 더불어, 자칫 동네공항으로 전락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한편, 그동안 소음 및 건축물고도제한 등 공항으로 인한 불편을 겪었던 동구, 북구를 중심으로는 이전 자체에 대한 환영의 여론이 높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오늘 오후 관련 합동 기자회견 또는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계획 취소를 알렸다. 주민 투표 결과를 반겼던 의성군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방부 관련 부서 역시 “현재 확정된 내용이 없어 입장을 말씀드릴 수 없다”며, “지자체로부터 취합된 유치신청서를 바탕으로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맞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공항 이전은 2007년 처음 건의 후, 서고 앉기를 반복하며 오랜 시간 끌어온 사업이다. 이전 지역만 확정되면 오는 2022년 공사에 들어갈 계획으로, 주변 신도시 건설에 3,000억 원이 투자된다. 새로운 대구통합공항은 미국, 유럽행 직항 항공기가 오가는 국제관문공항으로서 주변 지역 활성화의 발판이 될 예정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군위와 의성은 이른 아침부터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민투표 결과를 통해 이전지역을 선정하기로 했던 대구시, 경북도, 의성군과의 합의를 군위군이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군위군은 이 또한, 정확한 합의라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라 지역 간 입장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