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한국에 몇 없는 여성 지사장이라고 알고 있다.
A. 국내 항공업계에는 여자 지사장이 두 명이다. 그 중 한명인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여행업계 자체에는 여성이 많지만 리딩하는 포지션에는 적은 것이 사실이다. 에어프랑스 그룹 CEO역시 여성이다. 때문에 많은 신경을 써 주고 있다. 향후 국내에도 더 많은 여성 리더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
Q. 지난해 KLM 항공이 100주년을 맞았다. 의미가 깊을 것 같은데.
A. 1919년 KLM 로얄 더치 에어라인Royal Dutch Airlines이 설립된 이후 어떤 합병이나 브랜드명 변경 없이 현재까지 온 유일한 항공사이다. 더 대단한 것이, 과거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앞으로 다가올 100년을 준비하는 항공사이기도 하다. 고객과 직원, 파트너들과 함께 이룬 100년을 뒤로하고, 앞으로의 항공 업계도 KLM이 리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Q. 오랜 시간 항공 업계에 있으며 여행 트랜드가 바뀌는 것을 생생하게 느꼈을 것 같다.
A. 30여 년 전, 해외여행 자유화가 막 시작되었을 즈음 ‘홍방싱’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약 4박 5일간 홍콩, 방콕, 싱가폴을 관광하고 오는 것을 일컫는 단어였다.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빡빡한 여행이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까지 유럽의 몇 개국을 잛은 시간으로 찍고 오는 패키지 여행이 대세였다. 오늘은 영국, 내일은 프랑스 같은 식이었다. 최근에는 한 장소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거나 많은 것을 여유롭게 보고 체험하는 여행이 대세다. 홍방싱에서 홍콩 자유여행으로 스테이지가 바뀌는 동안 과도기가 있었듯, 유럽여행도 다음 스테이지로 가기 위한 과도기로 보인다. 다양한 여행 상품이 개발되고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다.
Q. 에어프랑스-KLM이 바라보는 한국 시장은 어떤지 궁금하다.
A. 최근 포화상태에서 아웃바운드, 즉 한국에서 에어프랑스-KLM항공을 타고 나가는 모객은 늘지도 줄지도 않는 상태다. 호황기라고 할 순 없다. 반면 에어프랑스-KLM을 타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들은 시기,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히 15퍼센트정도 증가했다.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표현하고 싶다. 한국 문화의 힘이라고 본다. 아시아를 생각하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전통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에서 트렌드에 민감하고 힙한 한국의 분위기가 유럽 여행자의 흥미를 끌었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유럽은 새로운 콘텐츠가 다양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Q. 항공사의 주요 타깃과 운임 전략이 궁금하다.
A. 아침에 인천을 떠나 낮에 프랑스에 도착하는 에어프랑스는 여행보다는 출장으로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다. 알다시피 출장이라는 것은 항상 변수를 안고 있다. 때문에 에어프랑스는 취소 수수료에 대해 유연한 편이다. 반면 새벽 1시경 떠나 암스테르담에 새벽 5시에 착륙하는 KLM은 관광용으로 적합하다. 돌아오는 비행기 역시 밤 9시이다. 반면 변수가 적어 항공권이 가격적으로 부담 없고 상대적으로 취소 수수료의 부담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Q. 지속 가능성이 화두다. 항공 업계도 예외가 아닐 것 같은데.
사실 KLM 항공은 지속가능성이 화두에 오르기 전부터 이를 실천하고 있었다. 지난해 유럽 노선에서는 약 940만 개의 샌드위치가 소비됐다. 샌드위치 빵을 윈드에너지로 빻고 태양에너지를 굽는다거나 대량 사육한 닭과 달걀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다. 기내 카페트의 일부분을 승무원의 낡은 유니폼을 재사용해 디자인하기도 했다. 에어프랑스 역시 지난해부터 일회용 플라스틱을 퇴출 중이다. 커틀러니를 모두 나무로 바꿨고 종이 메뉴판도 스크린으로 다 옮겨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비행기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개발 중이다.
Q. 에어프랑스-KLM이 국내에서 어떤 항공사로 남고 싶은지?
여행에 대한 설렘은 비행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설렘과 두근거림을 주는 여행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여행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